향상교회 비젼을 계승해 가는 흥덕향상교회(2012. 1. 3 화요일, 중앙일보 문화27면)
홍성동
2012.01.0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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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필요한 건 중소교회 … 교인 2000명 넘으면 무조건 쪼갠다”
[중앙일보] 입력 2012.01.03 00:00 / 수정 2012.01.03 02:06 용인 향상교회 정주채 담임목사경기도 용인시 향상교회의 정주채 담임목사(왼쪽)는 교인수가 2000명이 넘으면 교회를 분리시킨다. “교회가 성장만을 추구해서는 정작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지 못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목회자들이 스스로의 기쁨이나 보람, 자기의 영광, 이런 것에 함몰되면 안 된다”고 했다. 오른쪽은 흥덕향상교회 담임으로 부임한 배상식 목사. [강정현 기자]
어렵사리 교회를 함께 개척한 목사와 신자들의 관계는 피를 나눈 가족 이상으로 두텁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신자들과 이별해야 했을 때 생살을 찢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는 목회자가 있을 정도다. 그런 면에서 경기도 용인시 상하동 향상교회 정주채(64) 담임목사는 모진 사람이다. 아니, 심지가 굳은 이다.
“큰 교회만 추구하는 한국 기독교의 성장주의는 문제다” “이 시대에 필요한 건 건강한 중소교회다”, 이런 신념에 따라 멀쩡하던 교회를 두 차례나 나눠 작은 교회로 독립시켰다. 통상 지성전(支聖殿)이라 불리는 대형교회 ‘지점형 교회’와 달리 인사·행정·재정 등에서 모(母)교회와 완전 분리된 별개의 교회다.
정 목사는 이런 ‘분립 원칙’을 교회 정관에 명문화했다. 교인 숫자가 2000명에 이르면 분립을 준비한다는 내용이다. 목사 정년을 70세에서 65세로 낮춘다는 조항도 포함시켰다. 목사가 젊어야 교회가 활기찰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연말 정 목사를 만났다. 그가 12월 초 교인 150명을 떼어 현재 교회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인 용인시 영덕동에 흥덕향상교회를 분리시킨 후였다. 새 교회 담임은 부목사였던 배상식(43) 목사가 맡았다.
-결정이 쉽지 않았겠다.
“인간적으로 아쉬웠다. 환송회를 마친 후 교인들을 부둥켜 안고 많이 울었다. 헤어지는 교인들끼리도 껴안고 울더라.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두 번이나 교회를 분립했는데.
“서울 잠실중앙교회 담임목사를 맡고 있던 1989년 교회가 일정 규모로 커지면 분립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교회 이전 문제를 놓고 교인들끼리 파가 갈려 폭력사태까지 벌이는 모습을 목격한 게 계기였다. 2000년 교인이 1700명에 이르렀다. 교인 240명을 데리고 이곳 용인으로 왔다. 2005년에는 분립 조항을 담은 정관을 만들었다. 최근 두 번째 분립을 하게 됐다. 1900명에서 150명 정도를 내보냈다.”
-교회가 클수록 은총이 크다고 믿는 통념과 반대로 가는 것 같다.
“교회가 크다고 꼭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문제는 성장이 목표가 될 경우 하나님을 섬긴다는 교회의 존재 목적이 뒷전으로 밀린다는 점이다. 교회가 커지면서 목사가 유혹에 빠지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목사에게 힘이 집중되면 문제가 생긴다. 그런 세속적 성장주의를 피하고 싶다. 나라 경제가 잘 되려면 건강한 중소기업이 많아야 하듯이 건강한 중소교회가 많아야 교회의 본질을 지킬 수 있다.”
향상교회 정관에는 ‘목사 임기제’도 있다. 7년으로 하되 6년 시무 후 1년 안식년을 가져야 한다. 안식년 후 다시 담임목사가 되려면 18세 이상 교인이 참석한 공동의회에서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
-‘기득권’을 상당 부분 포기했는데.
“나라고 유혹에 빠지지 말라는 법 있나. 교회 분립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으려면 제도화해야 한다.”
-정년보다 일찍 은퇴하기로 한 이유는.
“가령 목사가 되고 10년이 지나면 교인 상당수가 바뀌게 된다. 이래서는 대표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목사뿐 아니라 장로도 65세로 정년을 낮췄다. 세상은 자꾸 젊어지는데 나이 많은 이들이 교회를 잡고 있으면 영적으로 약해질 수 있다.”
정 목사는 “한국 교회의 목사·장로가 죄를 많이 지어 성도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인터뷰에는 배 목사가 배석했다. 그는 “향상교회의 비전을 계승해 새 교회를 꾸려가겠다”고 밝혔다.
댓글목록 5
홍성동님의 댓글
새벽기도를 마치고 출근하기전 신문을 보니 향상교회와 우리 흥덕향상교회 담임 목사님의 사진과 기사가 있어 전도지 또는 홍보지로 활용했으면 합니다.(제 개인생각)
곽민환님의 댓글
집사님께서 먼저 올리셨네요.^^
클릭하시면 보실수 있습니다.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7044207&ctg=1701
박동진님의 댓글
긍지와 거룩한 부담이 있는 내용이군요
김규형님의 댓글
좋은소식입니다. 부담도 되고요..
우리 흥덕향상에서 분립개척을 실현하는 상상을 하는 건 너무 빠른가요?
"....미안하다는 말밖에 없다"는 정목사님 말씀이 메아리가 되어 울립니다.
".....계승..새 교회 ......" 배목사님의 말씀 또한 가슴에 새겨집니다.
향상향상 빅토리!!!!
흥덕향상 화이팅!!!!
이상민님의 댓글
너무 좋은소식이네요. 좋은이야기는 자꾸 번저나가야됩니다. 거룩한부담도 당연하구요. 정말기분이좋아지네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